캐나다 산불 관세 (생활피해, 환경외교, 무역보복)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산불 연기를 이유로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솔직히 황당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연기에 관세를 붙인다는 발상, 이게 진짜 환경 문제 해결책인지, 아니면 또 다른 압박 카드인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 현장에서 느낀 생활 피해,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캐나다 산불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제가 미국 현지 상황을 살펴보니 실제 생활 피해는 꽤 직접적이었습니다. 시카고와 뉴욕을 비롯한 미 중서부·동부 지역에 대기질 경보(Air Quality Alert)가 발령됐고, 놀이공원 폐쇄와 야외 행사 축소까지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대기질 경보란, 미 환경보호청(EPA)이 정한 대기질 지수(AQI: Air Quality Index)가 특정 기준을 초과했을 때 취약계층과 일반인에게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하는 공식 경보 체계입니다. AQI가 100을 넘으면 민감군에, 150을 넘으면 일반인 전체에게도 건강 위험 신호가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가 산림 관리와 잔해 제거를 거부해온 결과이며, 이는 고의적 과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오염으로 인한 비용을 기존 관세에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 일부 트럼프 지지층이 이 주장에 반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연기 냄새를 맡고, 야외 활동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시민 입장에서는 "피해 비용을 물려야 한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당일 공기질 지수가 다시 '보통(Moderate)'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출처: 미국 환경보호청](https://www.epa.gov)). 그러나 이는 단기 예보일 뿐, 산불 시즌 자체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대기질 악화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환경외교 관점에서 본 초국경 오염 문제
이 사안을 환경외교 측면에서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초국경 오염(Transboundary Pollution)이란, 한 국가에서 발생한 오염 물질이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에 피해를 주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오염이 여권 없이도 국경을 넘는다는 뜻입니다. 산불 연기, 미세먼지, 산성비, 해양 쓰레기가 모두 이 범주에 해당합니다. 이 개념을 기준으로 보면, 캐나다 산불 연기는 분명히 미국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상 이건 좀 다르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산불의 원인에는 캐나다의 산림 관리 문제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건조 현상, 번개 같은 자연 발화, 광대한 원격 산림 지역의 구조적 관리 한계가 모두 얽혀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총리도 트럼프의 비판에 즉각 반박하며, 비판 대신 지원을 보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산불 진화와 주민 대피가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이었습니다.
초국경 오염 문제를 다루는 기존 국제 협력 체계를 살펴보면, 1991년 미국과 캐나다가 체결한 대기질협정(Canada-United States Air Quality Agreement)이 있습니다. 여기서 대기질협정이란, 양국이 산성비와 대기 오염 물질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양자 환경 협약입니다. 이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부과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 즉 협력과 공동 책임을 전제로 합니다([출처: 캐나다 환경부](https://www.canada.ca/en/environment-climate-change.html)).
## 무역보복 카드로 환경 문제를 푰 수 있는가
제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장 크게 걸린 부분은, 관세가 만능 압박 카드처럼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관세 전쟁 국면에서 활용했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에 따른 관세 부과는 이미 연방대법원 판결로 차단된 상태입니다. 여기서 IEEPA란, 대통령이 국가 안보나 외교적 비상 상황을 이유로 의회 승인 없이 무역 제재를 발동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연방법입니다. 이 법적 수단이 막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 실제 관세를 부과할지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 발상의 문제를 더 넓게 보면 다음과 같은 위험한 선례가 됩니다.
- 중국발 미세먼지로 피해를 입은 한국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가
- 인도네시아 이탄지(泥炭地) 화재 연기로 피해를 입은 말레이시아는 어떻게 하는가
- 사하라 황사로 남유럽이 피해를 입으면 아프리카에 무역 보복을 하는가
환경 피해를 무역 보복(Trade Retaliation)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각국이 서로에게 대기오염·해양오염·탄소배출 비용을 청구하는 '환경 관세 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무역 보복이란, 한 국가가 상대국의 행위에 대한 응징 수단으로 관세나 수입 제한 조치를 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논리가 확산되면 국제 환경 협력 체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사안을 보면서 실제로 누리꾼들이 "중국 미세먼지에도 관세 물리냐"고 반응한 게 농담이 아니라 매우 핵심적인 반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환경 피해의 책임을 묻는 방식이 관세가 되는 순간, 그 기준을 어디서 끊을 것인지가 완전히 불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사태에서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은 "캐나다가 산림을 잘못 관리했느냐"가 아닙니다. "국경 없는 환경 피해를 무역 보복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그 답이 아니라고 봅니다. 연기는 관세를 모릅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흐를 뿐이고, 이 문제는 결국 협력 없이는 풀리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초국경 오염에 대한 양자·다자 협력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각국이 실제로 어떤 의무를 지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373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