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D램 가격 인상 구두 통보 (과점 구조, 집단소송, 소비자 부담)

4년 만에 D램 가격이 700% 올랐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타이핑 오류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실제로 적힌 숫자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D램 가격을 20% 추가 인상한다는 구두 통지까지 고객사에 돌렸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 이 문제가 왜 법정까지 갔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과점 구조, 왜 이렇게 공고한가

D램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곳이 전 세계 공급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과점(Oligopoly)이란 소수의 기업이 특정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 세 곳 중 하나가 공급을 줄이면 나머지가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소장에 따르면 "셋 중 누구도 다른 쪽의 후퇴를 틈타 점유율을 늘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가장 섬뜩했습니다. 경쟁이라면 당연히 한 쪽이 빠질 때 다른 쪽이 치고 들어와야 정상인데, 그게 없었다는 거니까요. 소장은 2022년부터 세 기업이 동시에 생산량을 줄이고, DDR3·DDR4 같은 범용 D램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HBM(High Bandwidth Memory) 중심으로 일제히 피벗했다고 주장합니다. HBM이란 AI 서버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로, 일반 소비자 제품에 쓰이는 범용 D램보다 단가가 훨씬 높습니다. 세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생산 라인으로 더 비싼 제품을 만드는 쪽이 이익이니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환이 세 곳 모두 거의 동시에, 거의 같은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소송의 핵심 논거입니다. 마이크론이 소비자 브랜드인 Crucial을 사실상 철수시킨 것도 소장에 언급됩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시점에 소비자 제품 라인을 접었다"는 건 공급 인위 축소의 정황 증거로 제시된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타이밍의 철수 결정은 회사 내부 사정만으로는 잘 설명이 안 됩니다.

핵심 포인트:

- DDR3·DDR4(범용 D램): 일반 PC, 스마트폰, 가전에 쓰이는 표준 규격 메모리

- HBM(고대역폭 메모리): AI 가속기, 데이터센터 GPU에 탑재되는 고단가 메모리

- 과점 구조: 세 기업 외에 대규모 D램 생산에 새로 진입할 수 있는 외부 업체가 현실적으로 없

## 집단소송이 겨냥한 것은 무엇인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제출된 이번 소장은 기업과 개인 소비자 모두를 원고로 포함하는 클래스액션(Class Action) 형태입니다. 클래스액션이란 동일한 피해를 입은 다수의 원고가 하나의 소송으로 묶여 집단 청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개별 소비자의 피해 금액이 소소해도 전체를 합치면 기업에 실질적인 압박이 됩니다. 제가 직접 관련 소장 내용을 살펴봤는데,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이 아니라 공급 조정 행위 자체를 담합 증거로 제시하는 구조였습니다. 소장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타이밍입니다. Apple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부품 가격이 이렇게 빠르게 오른 적이 없다"고 공개 발언한 직후에 소송이 접수됐습니다. 세계 최대 IT 기업조차 부품 조달에서 힘을 못 쓴다는 신호는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불안한 대목입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 사이 D램 현물 가격 추이를 보면 범용 DDR4 모듈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했고, 업계에서는 3분기에 최대 50%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됩니다([출처: PC Gamer](https://www.pcgamer.com/hardware/memory/memory-crisis-heads-to-court-class-action-lawsuit-calls-samsung-sk-hynix-and-micron-dram-market-oligopolists-alleging-anticompetitive-behavior/)).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 붐으로 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파생된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이 정도 속도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줄은 몰랐습니다.

## 소비자 부담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이번 D램 가격 인상의 파장을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쪽은 중국 전자제품 제조사들입니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중국 내 한 전자제품 제조사 책임자가 삼성으로부터 3분기 D램 가격 20% 인상 구두 통지를 이미 받았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구두 통지"라는 표현입니다. 공식 공문도 아닌 구두 통보를 먼저 넣는다는 건, 고객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받아들이는 게 사실상 기정사실임을 시사합니다.

제 경험상 부품 원가가 오르면 제조사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1. 완제품 가격을 올린다 — 소비자 저항 발생

2. 마진을 줄인다 — 영업이익 악화

3. 사양을 낮춘다 — 소비자는 같은 돈에 더 낮은 스펙을 받게 됨

현실에서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스마트폰 기본 탑재 램이 슬그머니 줄어들거나, 가격이 오르거나, 또는 둘 다가 되는 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든 손해입니다.

이 상황을 공정거래 측면에서 보면 더 복잡해집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설정 행위가 담합인지 아닌지는 의도 입증이 핵심인데, 세 기업이 "우연히 같은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항변하면 법적으로 뒤집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 반독점법(Sherman Act) 위반 소송에서 실제 담합 합의 증거 없이 행동의 유사성만으로 유죄를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그간의 판례 흐름입니다([출처: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https://www.justice.gov/atr)). 그렇다고 이번 소송을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4년간 700% 상승이라는 수치 자체가 법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고, 원고 측은 구체적인 생산량 데이터와 가격 동조화 시점을 증거로 제시할 것입니다.

결국 이 소송이 어떻게 결론 나든, D램 가격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습니다. AI 서버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HBM 우선 배분 기조는 유지될 것이고, 범용 D램 공급 부족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 당분간 비싼 메모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번 집단소송의 진행 과정은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동향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미국 법원 공개 문서(PACER)나 반독점 전문 매체를 통해 소장 원문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또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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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pcgamer.com/hardware/memory/memory-crisis-heads-to-court-class-action-lawsuit-calls-samsung-sk-hynix-and-micron-dram-market-oligopolists-alleging-anticompetitive-behavi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