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PSL 상시 판매 안 하는 이유 (희소성, 계절 마케팅, 매출 전략)

 좋아하는 음료를 왜 1년 내내 팔지 않는 걸까요? 처음 이 질문을 떠올렸을 때 저도 단순히 "그냥 계절 콘셉트 아닌가"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스타벅스 CEO가 직접 "상시 판매 계획은 없다"고 못 박은 이유를 들여다보니, 거기엔 음료 하나를 훨씬 넘어서는 계산이 깔려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의 PSL 전략이 단순한 메뉴 관리가 아닌 이유를 풀어보겠습니다.

 PSL이 '커피'가 아니라 '신호'가 된 이유

현지에서 PSL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놀란 건 음료 맛보다 반응이었습니다. 출시일이 가까워지면 SNS 피드가 첫 구매 인증 사진으로 채워지고, 누군가 "올해도 드디어"라고 적습니다. 커피 한 잔인데 마치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건 스타벅스가 20년 넘게 공들여 만든 결과입니다. PSL은 2003년 약 100개 매장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이듬해 전국 확대된 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억 잔이 팔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정도 누적이면 음료 자체보다 '가을이 왔다'는 감각적 연상이 더 강하게 자리 잡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계절 한정(Limited Time Offer, LTO)입니다. LTO란 특정 기간에만 판매를 허용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긴장감을 높이는 마케팅 방식으로, 쉽게 말해 "지금 사지 않으면 없어진다"는 심리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구조입니다. PSL이 매년 8월 말부터 짧게 운영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저도 솔직히 "이번 주에 한 번 가야지" 하다가 결국 못 마신 시즌이 있었는데, 그 아쉬움이 다음 해 더 빨리 줄을 서게 만들더군요.

 희소성 전략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

희소성(scarcity)이란 공급을 의도적으로 제한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를 높이는 전략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희소성 편향(scarcity bias)이라 부르는데, 쉽게 말해 사람들은 같은 물건도 "곧 없어진다"고 느낄 때 더 매력적으로 인식한다는 원리입니다. PSL의 반응을 보면 이 원리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치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스타벅스는 2025 회계연도 3분기(2025년 기준)에 글로벌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Comparable Store Sales Growth)이 7.9%를 기록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크게 웃돈 수치입니다.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이란 기존에 운영 중인 매장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신규 매장 효과를 제외하고 순수한 영업력을 평가할 때 씁니다. 4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가며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0.85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0.66달러를 크게 넘었습니다([출처: Yahoo Finance](https://finance.yahoo.com/small-business/articles/starbucks-turnaround-secret-weapon-beyond-020300342.html)). PSL 상시 판매를 반대하는 분들은 "좋아하는 걸 왜 기다려야 하냐"고 말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가을 시즌이 오면 PSL 하나만 팔리는 게 아닙니다. 가을 굿즈, 신규 시즌 음료, 할로윈 관련 상품이 PSL 출시와 함께 묶여 나옵니다. PSL은 이 모든 구매의 출발점 역할을 합니다. 상시 판매로 전환하면 음료 한 잔은 팔 수 있지만, 이 연쇄 구매 효과는 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 반응이 둘로 갈린다는 것도 제가 직접 느낀 부분입니다. "가을까지 기다리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쪽과 "왜 몇 달만 파냐"는 쪽이 팽팽합니다. 흥미로운 건 두 진영 모두 PSL에 대한 감정이 크다는 점입니다. 무관심한 사람들은 어느 쪽에도 끼지 않으니까요.

스타벅스가 상시 판매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출시 시즌의 첫날 방문 효과와 입소문 유발 효과가 연간 판매로 분산되면 약해짐

- PSL이 가을 신제품·굿즈 전체 판매를 이끄는 앵커 상품(anchor product)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희소성 유지가 필수

- 계절 한정 음료가 가져오는 미디어 노출과 SNS 버즈(buzz)가 상시 판매 전환 시 현저히 감소할 가능성

 계절 마케팅의 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다만 이 전략이 완전히 문제없는 건 아닙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가장 반복되는 불만은 두 가지입니다. 너무 달다는 것, 그리고 가격이 부담된다는 것. 미국에서 PSL 한 잔은 6~7달러 선을 넘기도 하는데, 계절의 설렘으로 한두 번은 넘어가도 매주 사기엔 부담이라는 반응이 꽤 많습니다. PSL 출시 시점도 계속 앞당겨지는 추세입니다. 원래 가을 시작을 알리는 음료였는데, 지금은 8월 중순부터 출시됩니다. 여름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호박향이 풍기는 셈입니다. 마케팅 피로(marketing fatigue)란 동일한 자극이 반복될수록 소비자의 반응이 무뎌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출시 시점이 계속 앞당겨지면 정작 진짜 가을이 왔을 때 신선함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은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됩니다. Bernstein의 애널리스트 Danilo Gargiulo는 스타벅스의 매출 모멘텀이 2027 회계연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출처: Bernstein Research](https://www.bernstein.com)). 실제로 스타벅스는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을 10.1%에서 14.4%로 끌어올리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에서 영업 비용을 뺀 이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실제로 남기는 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PSL이 앞으로도 계속 지금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만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PSL 맛 병음료와 크리머 같은 가정용 제품을 매장 판매 전에 살 수 있어서, 팬들이 완전히 끊긴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는 점도 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 자체를 상품의 일부로 만든 전략인 셈인데, 그 기다림이 너무 짧아지면 결국 전략의 핵심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PSL을 상시 판매하지 않는 결정은 단순히 "아껴두는" 것이 아닙니다. 기다림을 만들고, 그 기다림이 방문을 만들고, 방문이 매출을 만드는 연결 고리를 유지하는 선택입니다. 다음 가을 PSL이 돌아올 때, 첫 한 모금을 마시면서 이 계산을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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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finance.yahoo.com/small-business/articles/starbucks-turnaround-secret-weapon-beyond-0203003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