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 머리끈, 춘천산 크네키 (편직기, 라이센스, IP 브랜딩)
홀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7골을 터뜨리는 동안, 전 세계 팬들이 그의 머리를 묶은 끈에 주목했습니다. 그 머리끈의 특허와 독점 생산권이 강원도 춘천 공장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작은 생활용품이 월드컵 스타의 루틴과 만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 봤습니다.
## 춘천 편직기가 만든 글로벌 브랜드, 크네키
크네키(KKNEKKI)는 1987년 한국에서 시작된 헤어 액세서리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데, '끈'을 뜻하는 경상도 방언 '끄네끼'에서 따왔습니다. 처음 이 이름의 유래를 알았을 때 제가 느낀 건, 누군가 이 끈 하나에 꽤 진심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크네키의 핵심 경쟁력은 제조 방식에 있습니다. 1960년대에 제작된 편직기(編織機)를 지금도 사용하는데, 여기서 편직기란 여러 가닥의 실을 복잡한 패턴으로 교차해 직물처럼 짜내는 기계를 말합니다. 이 편직기로 60가닥 이상의 실을 촘촘히 엮어 만들기 때문에 일반 고무줄 머리끈과는 내구성 자체가 다릅니다. 탄성이 오래 유지되고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인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확실히 한두 번 쓰고 늘어지는 흔한 끈과는 질감부터 다릅니다.
현재 700종이 넘는 색상과 패턴이 출시되어 있고, 팔찌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디자인 완성도도 높습니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춘천 남산산업단지에 있는 (주)두지입니다. 두지는 소규모 제조 시설에서 출발해 2015년 현재 위치로 공장을 확장 이전했습니다. 크네키의 글로벌 확장을 이해하려면 라이센스 계약(License Agreement) 구조를 짚어야 합니다. 라이센스 계약이란 기술이나 브랜드의 원 소유자가 다른 기업에게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대가를 받는 계약 방식입니다. 두지는 2015년 노르웨이 액세서리 기업 '본뎁'(Bon Dep)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고, 2023년에는 유통 상표권을 본뎁에 넘겼습니다. 현재 유럽 등 약 6000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됐지만, 특허와 기술 보유, 독점 생산권은 여전히 두지가 쥐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노르웨이에 있어도, 끈을 만드는 기술과 공장은 여전히 춘천에 있는 구조입니다.
크네키 홀란 에디션의 핵심 스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홀란이 직접 선택한 색상 8종으로 구성된 한정판
- 판매가 28유로(한화 약 4만 8000원)
- 출시 직후 품절, 현재 재고 없음
- 두지 매출: 2023년 약 47억 원 → 2024년 약 56억 원으로 증가
## 스포츠 IP가 제조업을 바꾸는 방식, 홀란과 브랜드 투자
홀란은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닙니다. 2024년 크네키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며 주주가 됐습니다. 여기서 스포츠 IP(Intellectual Property)란 선수의 이름, 이미지, 습관, 플레이 스타일 등 선수가 가진 모든 무형 자산을 의미합니다. 홀란이 경기 내내 실제로 착용한 물건이라는 사실이 팬들에게는 광고와 다르게 작동합니다. 저는 이 차이가 결정적이라고 봅니다. 협찬 스티커를 붙인 제품과, 선수가 유니폼 색상에 맞춰 스스로 골라서 쓰는 물건은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온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로 홀란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뛸 때도 유니폼 색에 맞춰 크네키 머리끈을 골라 착용해 왔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노르웨이 유니폼 색상과 동일한 끈을 묶고 나왔을 때, 팬들이 먼저 알아봤습니다. 그 장면이 SNS에서 퍼지고, 한정판 홀란 에디션은 순식간에 품절됐습니다. 스포츠 마케팅에서 인도스먼트(Endorsement)와 지분 투자는 선수가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방식 중 가장 강력한 형태로 꼽힙니다. 인도스먼트란 선수가 브랜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사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주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단순 광고 계약이 아니라 지분까지 투자한다는 건, 홀란 본인도 브랜드 성장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에서 선수의 착용 행동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소비자도 그 진정성을 감지합니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노르웨이는 브라질을 꺾고 사상 첫 8강에 진출했습니다. 홀란은 다섯 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으며, 이번 대회 득점 1위는 8골의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입니다([출처: FIFA](https://www.fifa.com)). 노르웨이의 돌풍이 계속됐다면 크네키의 매출 곡선도 더 가팔라졌을 겁니다. 그 아쉬움은 잉글랜드전 연장 패배와 함께 끝났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올라간 상태입니다. 다만 저는 이 흐름이 일시적 월드컵 특수로 끝나지 않으려면 세 가지가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공급망(Supply Chain) 안정화, 즉 주문이 몰릴 때 생산량을 유연하게 늘릴 수 있는 체계가 첫째고,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둘째, 그리고 홀란 이후를 대비한 제품 라인업 다변화가 셋째입니다. 두지 측도 이번 해외 주문량 폭주를 계기로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선 것으로 전해집니다([출처: 춘천시청](https://www.chuncheon.go.kr)).
월드컵이 끝나면 대부분의 굿즈 열기는 빠르게 식습니다. 크네키가 다른 경로를 갈 수 있는 건, 제품 자체의 내구성과 700가지가 넘는 색상 라인업, 그리고 홀란이 지분 투자자라는 구조적 연결고리 때문입니다. 작은 제조 기술이 선수의 습관과 결합했을 때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자산이 되는 과정을 이번 크네키 사례만큼 뚜렷하게 보여준 사례는 최근 몇 년간 없었습니다. 춘천 공장의 1960년대 편직기가 2026년 월드컵 중계 화면에 등장했다는 사실, 저는 그 장면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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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386689